상상력 Imagination
희곡에 대한 우리의 작업은 일상생활을 상상력의 차원으로 끌어올려주는 지렛대와 같은 만약에란 것을 사용하는데서 시작한다. 한 편의 희고 그 또 그 속에 있는 각 배역들은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이자, 작가가 생각해 낸 일련의 만약에라는 가상 세계 및 주어진 상황이다.
무대에서는 실재란 없다. 극작가의 작업이 그래야 하듯이 예술은 상상력의 산물이다. 배우의 목표는 자신의 테크닉을 이용하여 희곡을 연극적 실제로 바꿔놓는 일이다. 이런 과정에서 상상력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극작가가 과연 배우들이 알아야 할 모든걸 희곡에 제시하고 있을까? 등장인물들의 삶을 100페이지 이내로 완전히 설명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면 작가는 극 이전에 있었던 자질구레한 일들을 충분히 알려주고 있는 것일까? 또한 연극이 끝난 뒤에 어떻게 되는지 각 장면 장면의 뒤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일까?
극작가들은 흔히 해설에 인색한 사람들이다. 극작가의 테스트에서 전후 사정이 거두절미된 말들을 보게 된다. 그렇지만 사람이 별 안 가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으로 꺼지듯이 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외적이미지, 태도, 걸음걸이 등을 창조해내기에 충분한 토대가 될 수는 없기에 상상력이 필요하다.
대사
대사는 어떤가? 그냥 외우기만 하면 될까? 대사에 주어진 것만으로 등장인물의 성격, 그들의 사상, 감정, 충동, 행동의 미묘한 차이를 그려낼 수 없다.
이 모든 것은 배우의 의해서 보다 넓고 깊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인데 이 모든 과정에서 배우를 이끌어주는 것이 상상력이다. 솔직히 말해서 재미없는 배역이나 희곡을 배우로서 또는 연출가로서 다루면서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매우 빈번하다. 그런 경우 창조능력은 마비되며 창조를 위해 어떤 자극제가 필요하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지금 작업물에 대해 굉장히 흥미가 있고 재미있다고 거짓말을 해보자. 그렇게 해서라도 무언가 흥미로운 것 자랑할 만한 것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상상력에 박차를 가해보자. 혼자 있을 때는 이런 노력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럿이 함께 작업할 때는 배우는 자신의 거짓말을 단단히 다짐해두어야 한다. 이런 거짓말을 배우가 배역이나 제작의 재료로 사용하는 경우는 흔하다.
배우의 창조적 연기
무엇보다도 먼저, 배우는 연습중인 연기를 중심으로 하여 끊어지지 않는 일련의 상황들을 상상해 놓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배우는 이런 가정된 상황을 실례를 통해서 보여줄 수 있도록, 그 상황들과 결부된 내적 비전들을 연결한 하나의 튼튼한 선이 있어야 한다.
무대에 서 있는 매 순간마다 극의 행동이 전개되는 매 순간마다, 배우는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외적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는 배역을 보여주기 위하여 배우 스스로 상상해 놓은 상황들을 내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사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순간순간이 이어져서 일련의 이미지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연속적으로 형성될 것이다. 배우가 창조적 연기를 하게 되면 이 영화 필름이 돌아가면서 내적 비전이라고 하는 스크린에 배우의 활동 상황이 생생하게 투사될 것이다. 나아가서 연극의 한계에 머물러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내적 이미지들은 거기에 상응하는 분위기를 창조하여 배우를 희곡의 한계 안에 붙들어 주면서 여러 가지 정서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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