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다양한 배우, 연극 예술의 주인

위대한 감정과 열정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위대한 예술가, 즉 위대한 힘과 테크닉을 발휘하는 배우가 필요하다.

이러한 배우만이 인간의 보편적 희망과 시련을 전달할 수 있다.

 

배우는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따라 성장 여부가 결정된다. 다년간의 연구를 거쳐 스스로 올바른 길을 선택해 나가야 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터득하고 나서야 비로소 연극 예술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페라와 배우

오페라 연출가의 목표는 음악적 영상 속에 있는 고유한 행동 다시 말하면 소리의 구성을 시각적인 관점에서 가려내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연기는 대본보다는 악보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아야 한다. 연출가의 목표는 작곡가가 악보의 악구를 작성할 때 말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마음속에 간직했던 극적 연기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오페라를 노래와 음악극으로 분리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오페라는 악극의 모습을 띠기 때문이다. 오페라 연기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노래하는 배우이지 극적 행동의 핵심을 잘못 짚는 지휘자가 아니다. 

 

오페라 배우가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요체는 모음과 자음으로 노래할 수 있도록 잘 다듬어진 목소리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음은 오케스트라의 연주 음략을 이겨내기 위해 더욱 중요하다. 유명한 성악가인 바티스티니가 풍부한 성량으로 관객을 매혹시킨 것은 무엇보다도 자음을 통하여 음색을 강화할 수 있는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영화와 배우

발성 영화 배우는 무대 배우보다 능수능란해야하며 테크닉 면에서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서툰 재주보다는 진정한 예술적 요구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영화배우에게도 진정한 연극 훈련이 필요하다. 평범한 영화대본이 아니라 셰익스피어, 그리보예도프, 고골리, 체홉과 같은 세계 명장들의 레포토리에 길들어야 한다.

 

영화배우는 한 편의 영화에서 마지막 시퀀스를 연기한 다음 제일 첫 시퀀스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먼저 죽고 난 이후에 태어나야 한다는 식이다. 이런 것은 모두 즉흥연기로 이루어지며 그는 죽음을 연습하고 난 다음 탄생을 연습하게 된다.

 

연극과 배우

연극이 창시된 이래 가장 우선적인 존재는 언제나 배우였다. 그 밖의 모든 것은 배우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연극은 무엇보다 배우를 위해 존재하며 배우 없는 연극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무대의 유일한 왕이요 지배자는 재능 있는 배우이다.

 

배우예술과 다른 예술과의 차이는 공연을 하지 않는 다른 예술가는 외부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 분위기 속에 있을 때만 창조가 가능한데 비해 연기자는 자신의 고유한 영감을 지배해야 하고 극장 게시판에 붙어 있는 바로 그 시각에 영감을 불어넣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극예술이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비밀이다.

 

자신의 감정을 이용하는 배우

햄릿에서부터 파랑새의 주인공 슈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할에서 연기자는 한결같이 자신의 묵은 감정을 이용해야만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배우는 맡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감정은 물론 새로운 영혼까지 창조해 낼 수 있을까? 

 

배우는 맡은 역할을 이해하고 그가 그려내는 인물과 감응하여 맡은 역의 입장에서 배우의 인격을 구축할 수 있어야 맡은 역의 인물처럼 연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되어야 역할이 요구하는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런 감정은 극작가가 창조해 낸 인물의 것이 아니라 바로 배우 자신의 것이다. 진정한 연기자는 햄릿의 유명한 독백 "죽느냐 사느냐"를 말할 때 이 대사 속에 자신의 인생관을 쏟아붓는다. 배우는 배우의 내면세계와 외부로 표출되는 대사와의 관계를 관객이 느끼도록 할 필요가 있다.